어설프게 설계된 컴포넌트와 잘 설계된 컴포넌트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클래스 내부 데이터와 내부 구현 정보를 외부 컴포넌트로부터 얼마나 잘 숨겼느냐다. 잘 설계된 컴포넌트는 모든 내부 구현을 완벽히 숨겨, 구현과 API를 깔끔히 분리한다. 오직 API를 통해서만 다른 컴포넌트와 소통하며 서로의 내부 동작 방식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정보 은닉, 혹은 캡슐화라고 하는 이 개념은 소프트웨어 설계의 근간이 되는 원리다.
정보 은닉의 장점은 정말 많다. 그중 대부분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컴포넌트들을 서로 독립시켜서 개발, 테스트, 최적화, 적용, 분석, 수정을 개별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정보은닉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보자.
- 시스템 개발 속도를 높인다. 여러 컴포넌트를 병렬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시스템 관리 비용을 낮춘다. 각 컴포넌트를 더 빨리 파악하여 디버깅할 수 있고, 다른 컴포넌트로 교체하는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 정보 은닉 자체가 성능을 높여주지는 않지만, 성능 최적화에 도움을 준다. 완성된 시스템을 프로파일링해 최적화할 컴포넌트를 정한 다음 다른 컴포넌트에 영향을 주지 않고 해당 컴포넌트만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소프트웨어 재사용성을 높인다. 외부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컴포넌트라면 그 컴포넌트와 함께 개발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큰 시스템을 제작하는 난이도를 낮춰준다. 시스템 전체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개별 컴포넌트의 동작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바는 정보 은닉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제공한다. 그 중 접근 제어 메커니즘은 클래스, 인터페이스, 멤버의 접근성(접근 허용 범위)을 명시한다. 각 요소의 접근성은 그 요소가 선언된 위치가 접근 제한자(private, protected, public)로 정해진다. 이 접근 제한자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정보 은닉의 핵심이다.
기본 원칙은 간단하다. 모든 클래스와 멤버의 접근성을 가능한 한 좁혀야 한다. 달리 말하면, 소프트웨어가 올바르게 동작하는 한 항상 가장 낮은 접근 수준을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바깥이라는 의미의) 톱레벨 클래스와 인터페이스에 부여할 수 있는 접근 수준은 package-private과 public 두 가지다. 톱레벨 클래스나 인터페이스를 public으로 선언하면 공개 API가 되며, package-private으로 선언하면 해당 패키지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패키지 외부에서 쓸 이유가 없다면 package-private으로 선언하자. 그러면 이들은 API가 아닌 내부 구현이 되어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 반면, public 으로 선언한다면 API가 되므로 하위 호환을 위해 영원히 관리해줘야만 한다.
멤버(필드, 메서드, 중첩 클래스, 중첩 인터페이스)에 부여할 수 있는 접근 수준은 네 가지다. 접근 범위가 좁은 것부터 순서대로 살펴보자.
- private : 멤버를 선언한 톱레벨 클래스에서만 접근할 수 있다.
- package-private : 멤버가 소속된 패키지 안의 모든 클래스에서 접근할 수 있다. 접근 제한자를 명시하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패키지 접근 수준이다.(단, 인터페이스의 멤버는 기본적으로 public이 적용된다.)
- protected : package-private의 접근 범위를 포함하며, 이 멤버를 선언한 클래스의 하위 클래스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 public : 모든 곳에서 접근할 수 있다.
public 클래스에서는 멤버의 접근 수준을 package-private에서 protected로 바꾸는 순간 그 멤버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진다. public 클래스의 protected 멤버는 공개 API이므로 영원히 지원돼야 한다. 또한 내부 동작 방식을 API 문서에 적어 사용자에게 공개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protected 멤버의 수는 적을수록 좋다.
그런데 멤버 접근성을 좁히지 못하게 방해하는 제약이 하나 있다. 상위 클래스의 메서드를 재정의할 때는 그 접근 수준을 상위 클래스에서보다 좁게 설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제약은 상위 클래스의 인스턴스는 하위 클래스의 인스턴스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규칙(리스코프 치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이 규칙을 어기면 하위 클래스를 컴파일 할 때 컴파일 오류가 난다. 클래스가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건 이 규칙의 특별한 예로 볼 수 있고, 이때 클래스는 인터페이스가 정의한 모든 메서드를 public으로 선언해야 한다.
단지 코드를 테스트하려는 목적으로 클래스, 인터페이스, 멤버의 접근 범위를 넓히려 할 때가 있다. 적당한 수준까지는 넓혀도 괜찮다. 예를 들어, public 클래스의 private 멤버를 package-private까지 풀어주는 것은 허용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안된다. 즉, 테스트만을 위해 클래스, 인터페이스, 멤버를 공개 API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다행히 이렇게 해야 할 이유도 없다.
public 클래스의 인스턴스 필드는 되도록 public이 아니어야 한다. 필드가 가변 객체를 참조하거나, final 이 아닌 인스턴스 필드를 public으로 선언하면 그 필드에 담을 수 있는 값을 제한할 힘을 잃게 된다. 그 필드와 관련된 모든 것은 불변식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플드가 수정될 때(락 획득 같은) 다른 작업을 할 수 없게 되므로 public 가변 필드를 갖는 클래스는 일반적으로 스레드 안전하지 않다. 심지어 필드가 final이면서 불변 객체를 참조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내부 구현을 바꾸고 싶어도 그 public 필드를 없애는 방식으로는 리팩터링할 수 없게 된다.
이렇나 문제는 정적 필드에서도 마찬가지이나, 예외가 하나 있다. 해당 클래스가 표현하는 추상 개념을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구성 요소로써의 상수라면 public static final 필드로 공개하도 좋다.
길이가 0이 아닌 배열은 모두 변경 가능하니 주의하자. 따라서 클래스에서 public static final 배열 필드를 두거나 이 필드를 반환하는 접근자 메서드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이런 필드나 접근자를 제공한다면 클라이언트에서 그 배열의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된다.
핵심 정리
"프로그램 요소의 접근성은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하라.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최소한의 public API를 설계하자. 그 외에는 클래스, 인터페이스, 멤버가 의도치 않게 API로 공개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public 클래스는 상수용 public static final 필드 외에는 어떠한 public 필드도 가져서는 안된다. public static final 필드가 참조하는 객체가 불변인지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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